사람의 생각과 감정 작품서 이야기하다

▲ 문민 작가.
▲ 作 '20대 여대생'

문민 작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그 관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 줄도 모르겠다. 그동안 작품에서 인간의 소통, 자기 자신과 주변사람의 이야기를 작품 속으로 가져온 작가는 앞으로도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쭉 해나갈 것 같다. 휴머니즘이 가득한 문민 작가를 작업실에서 만났다.
/편집자주


조소전공으로 전북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문민작가는 작업실이 학교다. 동료들과 한 공간을 사용하면서 서로 돕고 있다.

특히 조소는 작업실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작품 크기고 크고, 작업 방식에 있어서도 큰 공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또 작품들을 보관도 해야 한다. 문민 작가의 작품도 학교 곳곳에 찾아볼 수 있었다.

문민 작가는 2014년 첫 개인전 ‘같은 공간, 다른 생각 : 동상이몽(同床異夢)’을 열었다.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현대인들을 이야기했다. 정형화된 틀에서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우리의 모습은 각기 다르다. 서로 생각하는 바도 다르다.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작품 하나하나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를 봐야했다. 우선 전체적인 작품은 모아이 석상이 모티브가 됐다. 구조는 동그라미가 연결돼 있는 모습이며, 귀와 입을 없앴다. 비슷해 보이지만 이들의 머리모양은 각기 다르다.

관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면 유일하게 입이 있는 작품에서 안개가 뿜어져 나온다. 이 안개는 곧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 안개는 바로 언어이며, 일방적인 지침과 지시다. 귀와 입이 없는 작품들은 안개에 응하지 않는다. 듣지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은 한다.

“당시 개인전을 준비할 때 갑을 관계, 정부와 사회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을 때였어요. 사회 내면적인 이야기,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정부나 사회관계에서 있어서 갑이 부당한 이야기를 해도 국민, 아랫사람은 이에 대한 반박을 제기하지 않는다. 물론 작가의 첫 개인전이 열릴 때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사회의 모습은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당시 작가는 판도라의 상자를 전시장에 배치해 희망을 놓치지 않다. 그 희망이 보이는 현장이 지금, 현재일 수도 있겠다.

이후 작가는 두 번째 개인전 ‘급성질환(Acute Disease) -혼수상태(Coma) : 나를 비롯한 그대들’을 지난해 11월 선보인다.

“두 번째는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주변에서도 그런 조언을 많이 했고요. 그래서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나와 내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냈죠.”

작가가 선택한 것은 사각형이었다. 규제된 틀 속에 있는 사각형이 흡사 내 모습, 주변 인물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그 사각형을 가지고 사람을 만들었다.

33세 남성 교사, 40세 남성 방송인, 26세 여성 백화점 점원, 만 20세 여성 대학생 등 구체적인 한 명, 한 명 개인을 지칭했다.

“작품명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면 관람객들이 직업이 갖고 있는 느낌을 제대로 전달받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32세 남성 취업준비생은 바닥에 누워 있고, 18세 학생은 전체적인 구조를 붕대로 감았어요. 부모의 억압, 대학 진학에 대한 두려움 등을 표현하려 했죠.”

동선에 따라 전시장을 다 돌면 마지막에는 받침대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의 주인공은 관람객 스스로다. 이처럼 작가는 관객을 끌어들여 자신의 작품을 완성시킨다.

1회 때 관객이 들어서면 센서에 의해 안개를 내뿜게 하고, 2회 때는 받침대를 설치하는 것. 모두 작가가 의도한 것이다.

“전 관람객이 제 작품 안에 들어와야 비로소 끝나는 작업을 많이 하려고 해요. 상호작용이죠. 관람객들의 반응이 즐거움이기도 하고요.”

작가는 올해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계획된 전시에서 작가는 2회 때 선보였던 의식장애를 계속해서 보여줄 예정이다.

“급성질환으로 의해 의식장애가 발생하면 각성, 기면, 혼미, 반혼수, 혼수의 순서로 상태가 진행돼요. 의식장애를 가지고 작업을 해 나갈 것 같아요. 올해는 혼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프로필  

학력

2016 전북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 (조소전공)

2015 전북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석사졸업 (조소전공)

2013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학사졸업 (조소전공)  

개인전

2016 급성질환(Acute Disease)-혼수상태(Coma) : 나를 비롯한 그대들(우진문화공간, 전주)

2014 같은공간, 다른생각 : 동상이몽 (同床異夢)(우진문화공간, 전주)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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