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1월 27일 세계복싱협회(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 파나마로 날아간 스물일곱 홍수환은 링 한편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상대는 그보다 열 살 어린 헥토르 카라스키야. 11전 11KO승을 자랑하며 ‘지옥에서 온 악마’로 불리던 파나마의 신예 복서였다. 3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밴텀급 챔피언 자리에 오른 홍수환으로서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한국 프로복싱 사상 최초로 2체급을 석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그러나 1회 난타전이 끝나고 2라운드가 시작되자 홍수환은 카라스키야의 무차별 공격을 견디지 못
최근 의대 정원 조정 관련해서 정부와 의료 관계자와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온 나라가 뜨겁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우리 같은 지방의 경우에는 의대 증원이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건강보험이 선진국보다 잘 되어 있어 환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 등 우리나라처럼 의료 체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도 드물다고들 말한다. 의료기술 측면에서도 한국의 의사들은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 관련해서 의료계에서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
전주시의 충경로는 역사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다. 충경로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 이정란(1529~1600)이 전주부성을 지킨 용기와 충정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내려진 충경(忠景)공의 시호를 도로명으로 제정하여 불려졌으며, 충경로는 전주부성 내의 동문과 서문을 잇는 중심도로로써, 그 중심에는 조선시대 외국 사신이나 중앙관리을 대접하고 묵게했던 숙소이자 여러 의례 행사가 행해졌던 전주객사(풍패지관; 보물 제583호)가 위치하고 있다.이처럼 충경로는 조선시대에도 전주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도로로써 그 주변의 활기와 번영을 짐작케할 수 있으
요즘 전북에서 지역학, 소위 전북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태조 이성계 리더십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우리시대의 난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북이 갈수록 소멸위기에 봉착하기 때문에 더욱 더 태조를 찾으며, 태조로부터 리더십을 형성하고, 지속가능한 전북을 건설하자는 염원의 발로인 것 같다. 전북의 소멸위기를 알려주는 인구 지표는 한 때 270만 명이던 도민이 이제 175만 명 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회의석수도 한때 24명까지 기록했으나 지금은 10석 유지도 힘들게 됐다. 지역내 총생산은 더욱 더 위축돼 인구 비중 3.4
총선이 4월 10일로 다가와 이제 4주도 채 남지 않았다. 4년 전인 2020년 4월 15일에 있었던 21대 총선에 이은 22대 총선이다. 21대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얻는 대승을 했다. 중간평가 성격이었던 문재인 정부는 강한 국정동력을 얻게 됐다. 반면에 야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과 103석을 얻는데 그쳤다. 개헌저지선을 간신히 저지하는 대참패의 수모를 겪었다. 그렇게 경고를 했건만, 황교안 대표의 독선적인 공천과 안일함이 국민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결국 개인적으로는 대선
현시대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다양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쫓아가기가 버거움을 느낀다. 필자 역시 시대를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격세지감을 느낀다. 조금 알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 적응하기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그리고 과연 이러한 변화가 올바른 것인지 아니면 위험한 것인지조차도 분별하기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현시대를 포스트모던 시대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젠 새로운 사조(思潮)의 대명사가 나와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포스트모더니즘은 정형화된 것에 대한 해체의 의미가
전북혁신도시를 찾은 시민은 전주와 완주의 경계선 상에 있는 입주기관들을 두고 헷갈려 한다. 도로 하나 건너 전주와 완주가 갈리기 때문이다. 전주지역도 완산구와 덕진구로 나뉜다. 완주 이서면 지역에 배치된 공공기관은 한국전기안전공사를 비롯해 7개 기관이다. 전체 12개 가운데 과반수가 이서지역에 배치된 셈이다. 그러나 2023년 12월 31일 현재 이서면 인구는 14,855명이다. 공공기관의 입주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5년 12월 31일 인구 14,826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북혁신도시개발로 지역개발이 기대되던 이서면은 인구 면에
한 해가 저물며 연말이 되면 늘 듣게 되는 표현이 바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어느 해든 다사다난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뱃속에서 나온 자식도 아롱이다롱이라고 다 다른데 수천만 명이 살아가는 한 나라, 수십억 인구가 살아가는 온 세계를 떠올려 보면 어느 한 해건 일없이 지날 수는 없다. 모두가 생각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며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너무 다르기 때문에 문제되는 것들도 많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공동체이다. 모두가 직접 혹은 간접적인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서로 다르기
최근 서울의 봄을 찾는 관객들이 늘며 모처럼 극장가에 활기가 돌고 있다. ‘서울의 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지만,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 단어처럼 영화는 조금은 잊혀졌던 우리 현대사를 재조명한다. 처음 ‘~의 봄’이라는 말이 시작된 것은 프라하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비에트 연방의 영향권 아래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에 1968년 개혁파 세력이 집권하며 민주화 열풍이 불었고 이 시기를 프라하의 봄이라 칭했다. 이후로 세계 곳곳에서 민주화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높아진 상황을 우리는 흔히 ‘~의 봄’이라 불러왔다. 서울의 봄은 박정
대부분의 국민은 정치인을 권위적이고 말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의전을 자신의 체면이라 생각하며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주민의 말을 듣겠다며 지역의 주민을 만나면서도 주민들보다 말을 더 많이 하는 정치인도 있다. 이렇다 보니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리 없다. 이제 정치인도 변해야 한다. 물론 과거의 정치인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더 변해야 한다. 가장 먼저 좀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권위적인 태도로는 그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다. 필자는 국회에서 거의 10년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마도 ‘사상초유’가 될 수도 있겠다.‘사상초유’의 국가행정 전산망 마비!‘사상초유’의 청문회장을 도망친 장관후보자!‘사상초유’의 60조, 역대급 세수 펑크!‘사상초유’의 국가 R&D 예산 대폭삭감!그리고 ‘사상초유’의 국책사업인 새만금 SOC예산 78% 대폭삭감! 대한민국은 현재, 지금까지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위태롭게 가고 있다. 그 길에서 국민들은 상처를 받고 망신창이가 되어간다.어찌 국민들뿐 이겠는가. 인구 180만명의 작은 광역단체가 송두리째 국가권력에 의해 시련을 받고 있다.윤석열 대통령
예부터 아름다운 야간 경관은 그 도시의 문화와 번영을 상징한다. 그래서 세계 일류 도시들은 빛을 활용한 조명 예술로 관광 자산을 만들어 왔다. 파리 에펠탑, 뉴욕 타임스퀘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가 대표적인 예다. 훌륭한 문화유산에 더해진 화려한 경관조명은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반면 어둠은 도시의 쇠락을 뜻한다. 상점이 문을 닫고 유동인구가 감소하면 도시에는 빛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GM 공장이 철수하고 조선소 가동이 중단된 군산의 5년 전이 그랬다. 연이어 터진 코로나 19로 관광객 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