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와 인연을 맺은 지 2개월하고 10여 일이 지났다. 한 여름에 부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 문턱에 들어서 있다.그 동안 관계기관 방문과 공식 모임 등으로 바쁘게 움직인 일정도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 모처럼 여유를 찾아 집무실 창 밖을 바라보면서 전주에서 보냈던 날들을 뒤돌아본다. 그간의 생활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가온다. '음식-소리-인심' 고향의 情 몸은 잠시 머물고 있었으나 마음은 오랫동안 살아온 정든 고향으로 여겨지는 건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접할수록 감칠 맛 나는 전통문화의 맥과 후덕한 인심 때문이 아닌가 싶다.흔히 전주를 맛의 고향이라고 한다. 객지생활의 첫째는 먹을 것 해결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은가?&
필자가 공군장교로 있을 때의 일이다. 한미 정보 분야에서 근무를 할 때 미 공군 대위와 중위가 중요한 군사 전략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그 두 장교는 한 이슈를 두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군대 조직의 딱딱한 위계나 격식이 없이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한참의 설전을 벌여도 결말은 쉽게 나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였다. 토론의 시간이 꽤 지나 마침내 대위가 말했다. “의견의 결말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니 이렇게 합시다. 각자 의견에 일리가 다 있지만 지금에서는 군 경험이 더 많고 내가 계급이 높으니 내 뜻을 따르는 것이 어떻겠소?” 이에 중위는 군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편한 자세로 있던 모습을 바로 추
광의적인 의미로 말하면 지구의 표면이 산과 물로써 교착되고 수식되어 있으니 이 땅에 생을 의탁한 생물의 하나인 인생으로서 산과 물에 대한 관계가 어찌 긴밀 두자(二字)로써만 형용될 것이랴. 인생의 생활을 먼저 물질적 측면으로 보면 우리가 일상으로 한없이 이용하는 의식주가 대개 산과 물에서 취재(取材)하거니와 정치적 국가적 방면으로 보더라도 그 조직의 구체적 형태가 일정한 산과 물의 환경적 결정을 받는 것이며 도덕과 예술문화에 이르러서도 그 관념적 요소와 미감적 방향이 또한 산과 물의 지대한 영향을 입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산과 물은 곧 인생의 실가(室家)이며 사회의 태반(胎盤)이며 생활의 근거이다. 그중에도 특히 사막과 동토대(凍土帶) 같은 불모의 지역을
김형오 국회의장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의 민주당 피켓시위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이며 “그런 몰상식한 집단행동을 보리라고는 상상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국회가 보여준 적나라한 후진성에 절망”했고 “또 하나의 해외토픽감이 된 것”에 대해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장 구태의연하고 구시대적인, 3류 국회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였다”고도 했다. 그는 이러한 글을 쓴 배경에 대해 “아무리 분을 삭이려 해도 참을 수가 없었다. 화가 나고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했다. '언론악법 날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독일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에서 체제비 전액을 지원받아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시장선거와 지방자치선거를 참관하고 독일지방자치 선거방식과 제도를 읽히고 왔다.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와 함께 독일의 연방제도, 통독 후 베를린시의 도시변화와 발전 등에 대해 시장과 지방의원들과 토론하고 독일지방정부와 지자체간 사무구분과 감독 등에 대해 한국의 지방자치제도와 비교하면서 많은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독일 포츠담 소재 나우만재단은 독일의 비영리 정책연구기관이자 시민교육기관이다.1958년 설립 이후 개인의 자유와 의무, 시장경제, 정부의 권한 축소 및 인권의 증진을 도모해 오고 있는 재단이면서 세미나, 학회, 출판 및 국내외 시사, 정치분석을 통해 고전적 자유주
예년 국회는 농사 일정과 비슷했다. 땅이 얼어붙은 겨울철에는 국회 역시 다음 해를 준비하며 비교적 조용한 시기를 보내고 봄이 오면 그간 준비했던 계획들을 하나씩 실행해 나간다. 모내기철 즈음해서는 전년도 예산이 얼마나 잘 쓰였는지 심사하며 바빠지다가 가을이 오면 국정감사로 1년을 갈무리하고, 내년도 예산과 법률안을 심사·통과시키면서 한 해를 마무리 짓는다. 섭리 역행한 올 국회농사 그러나 올 국회 농사는 천재지변과 역행의 반복이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1월 입법전쟁과 본회의장 점거농성, 결국 날치기로 귀결된 언론악법 직권상정, 이에 따른 거리투쟁과 대국민 홍보,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 그리고
“네 운명을 사랑하라.”이는 니체의 말이다. 이 말은 운명에 복종하라는 말이 아니다. 운명이란 필연적으로 닥쳐오는 것이기에, 그것의 필연성을 긍정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인간은 자기의 운명을 창조적으로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원전 2세기, 아프가니스탄 지방에 메난드로스란 왕이 있었다. 그는 종교 지도자들과 토론하기를 즐겨, 하루는 승려 나가세나와 만나 인간의 서로 다른 운명에 대해서 물었다. ‘존자여, 어째서 사람들은 서로 평등하지 않는 운명을 타고 났습니까?’ 그러자 ‘대왕이시여, 그건 업(業)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한다. 결국 사람의 운명이란 업(業)에 따라 결정되어 지는 것이니 운명을 수
지금도 시골집 고향에 가면 어릴 적 추억을 같이 했던 감나무 한 그루가 마당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그 추억 속에는 긴 장대로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 까치밥 몇 개를 남겨 놓았던 기억이 난다. “추운겨울 새들도 먹고 살아야지”하며 남겨두는 것이었다. 까치밥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약자를 배려하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을 서로 나누면서 사는 이치를 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업조정신청건 68건 달해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 기업형 수퍼마켓(SSM : Super supermarket)이 동네 가게까지 잠식해 들어오면서 이에 관한 논쟁이 뜨겁다. 해당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진출하려는 유통업체 사이의 마찰도 커지면서, 여러 대형유통업체들은 계획해
많은 저술가들이 자주 인용하고 있는 이야기 한 토막을 소개하고자 한다. 신라 진평왕 때의 일이다. 원효가 자기의 스승인 대안대사를 만나러 갔는데, 그때 대안대사는 수행 중인 토굴 속에서 어미를 잃어버린 너구리 네 마리를 수습하여 보살피고 있었다. 원효를 보자 반갑게 맞이한 후 대안대사는 너구리 새끼들에게 줄 젖을 동냥해 오겠노라 하면서 원효대사에게 너구리 새끼들을 맡기고 급히 마을로 내려갔다. 그러나 한참이 지났는데도 대안대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사이에 굶주림에 지친 너구리 새끼 한 마리가 그만 죽고 말았다. 굶주린 너구리 생명수는? 원효는 당황하였고, 굶어 죽은 너구리가 너무 가엾어서 극
가장 전통적인 시골의 풍경을 그대로 유지 한 체, 정감 있고 소박한 원시림의 푸근한 매력과 옛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역사 속 이야기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 바로 군산이다.군산시는 동부권역인 개정면과 성산 나포 등 6개면 3개 동에 지역별로 4개 도보 코스를 '구불 길'로 개발하고 8월 중에 일반 시민과 함께 코스를 검증 단계를 거치기 위한 답사 설명회를 가졌다.이 구불길은 비단 강 길과, 햇빛 길, 큰들 길 ,구슬 뫼 길로 정해졌는데, 1개 코스에 20km 정도로 하루에 걷기에 적당한 거리다.모든 길들은 평야와 나지막한 동산들이 잘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강과 바다가 있어 도보 여행자들이 풍광들을 보면서 도심에서 찌든 때를 벗을 수 있어 다른 도보길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기업형 슈퍼마켓이 도내 곳곳에 들어서면서 서민들과 애환을 같이해오던 재래시장이 고사위기에 처하고 있다.이런 재래시장은 우리에게 과연 어떤 곳인가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곳인가. 아니다.재래시장은 한마디로 우리 서민들의 생활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삶 그 자체였다.사람들은 생활이 힘들거나 고달플 때 재래시장을 찾아와 삶에 대한 열정과 의욕을 되찾곤 했다.재래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데서 재래시장은 곧 서민의 애환이 있는 삶의 현장이기도 한것이다. 소규모 슈퍼마켓 33% 줄어 그러나 최근들어 대형할인점을 비롯하여 인터넷 쇼핑, 홈쇼핑 등 신 유통업체들이 속속 등장, 전통적인 재래시장이나 골목 슈퍼마켓 등의 상권을 잠식하면서 최대위기를 맞고 있
청소년들의 범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도내에서도 지난해 청소년 범죄가 2천185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강력 사건의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발생한 1천403건의 청소년 범죄 가운데 56%에 달하는 781건이 절도이고 폭력이 576건, 강도와 강간도 각각 32건과 14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강도와 강간 등 강력 범죄가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으며, 그 유형에서도 갈수록 흉악해지고 조폭화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방법과 수단에서도 갈수록 집단화되고 대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청소년은 장차 국가와 사회에서 주도적 역할과 위치를 담당하게 될 중요한 점이라는 점